우리나라는 2005년 부터 ICAO(국제민간항공기구)의 권장규격에 부합하는 MRP(Machine Readable Passport-기계판독여권)를 발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보안이 그리 좋지 않았던 한국 여권이 국제 범죄 시장에서 인기가 좋았다고 합니다. 미국비자가 붙은 한국여권은 매매가가 수천만원에 달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보안이 좋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여권사진을 종이 위에 붙이는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진만 잘 바꿔치기 하면 되었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완벽하게 위조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옛날 얘기이지만 미국/일본과 비자면제국 협정을 하지 못하는 걸림돌 중에 하나가 한국여권의 보안성 문제였다고 합니다.
2005년 사진전사식 여권이 도입되어 근본적으로 완벽한 위조는 불가능해졌습니다. 사진을 더 이상 붙이지 않고 인쇄하는 방식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역상으로 초박막 필름에 직접 인쇄하는 독창적인 방법이었기에 그 당시 보안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미국, 캐나다, 그리스, 말레이시아 등이 우리나라와 동일한 방식의 여권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위조여권이 발견되기 시작합니다. 과거와 같이 완벽하진 않아도 비슷하게 흉내를 내는 수준의 모조품들이 발견됩니다.
2008년 한국여권은 한번 더 업그레이드 됩니다. 바로 전자여권입니다. 전자여권은 위조시장에 큰 불황기를 가져다 줍니다. 전자여권에 내장되어 있는 칩을 위조 또는 변조 하기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전자여권 보안의 우수성은 현재 단 한건의 완벽한 전자칩 위변조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전자여권의 도입으로 여권 위조가 예전처럼 쉽지 않아 물리적 위조 시도는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신소재를 이용한 신원정보면(여권에 사진과 개인정보가 인쇄되어 있는 면)의 물리/보안적 발전이 이루어지고 (예를 들어 현재 폴리카보네이트 재질 등) 게다가 해외 각국에서 여권의 검증기술도 발달하면서 정말 무모하거나 아니면 큰 맘먹지 않고서는 위조에 대한 시도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